캐나다에서 안전하게 렌트 구하는 방법.

요즘은 이민보다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나 학생비자로 캐나다에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언어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도 문화도 다르고 주거 형태도 다른 곳에서 안전하게 렌트를 구하는 방법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캐나다는 아예 전세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흔한 반전세라는 개념도 없지요. 모두 월세입니다. 캐나다뿐만 아니라 북미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렇습니다. 때문에 캐나다는 정부 차원에서 세입자를 보호합니다.

 

제가 사는 곳은 밴쿠버 지역인데 토론토 지역과는 다르게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서 임대 계약을 하지는 않습니다. 개인이 크랙리스트(Craigslist)나 키지지(Kijiji) 또는 지역신문인 밴조선, 커뮤니티 신문등을 이용해서 렌트를 찾아야 합니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 또 나를 어떻게 증명해서 렌트를 얻어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다음에 알려드리는 주의 사항을 참고하셔서 타국 땅에서의 첫걸음의 발판을 잘 만드시기 바랍니다.

 

1. 렌트 구하기 전 준비사항

1) 처음에는 보통 홈스테이나 에어비앤비 같은 곳에 머물면서 렌트를 알아보게 되시겠지요. 친지나 지인이 있어서 나의 레퍼런스가 되어 줄 수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때에 따라서는 홈스테이의 주인이나 에어비앤비의 호스트가 나의 레퍼런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렌트를 주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나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간단한 전화통화로라도 숙소를 깨끗이 쓰는지 담배를 피우는지 등에 관한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상한 일도 아니고 기분 나쁜 일도 아닙니다. 그러니 머무시는 동안에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워킹홀리데이로 오셨다면 비자 사본을, 학생으로 오셨다면 학생비자 사본을 준비해 두시고 렌트비를 감당할 수 있다는 증명으로 은행잔고 확인(Bank Statement)을 준비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미리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마음에 드는 렌트가 나왔을 때 경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서류를 빠르고 투명하게 준비해 놓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2. 렌트의 종류

1) 개인 간의 렌트 계약이 있고 임대 전용 회사와의 계약이 있습니다.

 

2) 두 계약 모두 계약기간은 보통 장기계약으로 1년을 하게 되며 주인과 협의하에 단기 렌트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세입자를 구하는 일이 번거롭기 때문에 1년 계약을 기본으로 생각합니다.

 

3) 렌트 계약은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재 계약서를 쓰지 않을 경우 1년 fixed에서 month -to-month로 자동적으로 넘어가고 세입자가 이사를 원할 때는 한 달 전에 주인에게 알리면 됩니다. 

 

4) 비씨 주에서는 렌트비를 올릴 때 3개월 전에 세입자에게 통보를 해야 하고 1년 미만의 세입자에게는 렌트비를 올릴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인상 폭은 1.5% 정도만 올릴 수 있다고 합니다.

 

5) 렌트로 들어가게 되는 집에는 보통 기본 가전제품(냉장고, 가스레인지 또는 전기 레인지, 세탁기와 건조기 그리고 식기 세척기, 전자레인지 등)만 있는 곳이 있고 침대 등 가구까지 갖춰진 곳이 있습니다. 렌트비가 차이가 나겠지요.

 

6) 임대 전용 아파트의 경우는 별도의 세탁실에서 동전을 넣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잘 선택하셔야 합니다. 아니면 동네의 빨래방을 이용하실 수도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집에 세탁기가 갖춰져 있는 한국과 달라 처음에 적응하기가 힘들 수도 있습니다.

 

3. 본격적으로 렌트 구하기

1) 계약하고 싶은 집이 결정되었으면 집주인과 쇼잉(showing) 날짜를 잡아야 합니다. 이미 살고 있는 세입자에게 통보를 해서 시간을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미 살고 있는 세입자가 쇼잉을 거부한다면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므로 절대로 보지 않고 계약해서는 안됩니다. 비씨주는 세입자 우선 정책이기 때문에 세입자가 이사를 거부해도 강제로 나가게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2) 쇼잉을 하게 되면 되도록 낮에 아는 지인을 동반해서 함께 가실 것을 추천합니다. 안전상의 문제도 있고 미처 내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봐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렌트할 곳의 위치는 승용차가 없다면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가까운 곳에 마트나 편의 시설이 있는 곳을 고르시는 것이 좋겠지요. 한국처럼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지 않아 버스를 바꿔 타야 할 경우 배차시간이 맞지 않으면 고생을 합니다. 

 

4) 승용차가 있다면 콘도의 경우 렌트하는 집에 딸린 파킹 스폿이 있는지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파킹 스폿이 대부분은 한 세대당 한 개씩은 있지만 다운타운 같은 경우는 때에 따라서 별도로 내셔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 인스펙션

1) 집이 결정이 되고 계약서 작성까지 끝났다면 나중을 위해서 이사하기 전에 꼭 인스펙션 하실 것을 추천합니다.

 

2) 집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주고 전문가를 고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꼭 하셔야 나중에 이사 나갈 때 분쟁의 소지도 없고 디파짓 했던 돈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3) 집주인과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벽에 생긴 상처라든지, 못자국, 가전제품의 상태, 천정의 물 샌 흔적(나무집이 대부분이라 민감한 부분입니다), 카펫 또는 마루의 상태, 블라인드의 상태, 화장실의 욕조나 변기의 물 내려가는 상태, 수압여부, 부엌 캐비닛의 상태 등을 확인하고 사진 등을 찍어두실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렌트 살 때 한 번도 디파짓을 못 받은 경우가 없었는데 아마도 인스펙션을 꼼꼼하게 한 덕분이 아닌가 싶거든요. 이 인스펙션 한 서류나 사진 등을 잘 보관했다가 최대한 입주했을 때와 같은 상태로 이사를 나가시면 됩니다.

 

5. 렌트 계약 시 주위사항

1) 렌트 계약은 반드시 집주인과 해야 합니다. 간혹 같은 세입자 이면서 주인 행세를 하고 여러 명의 세입자들로부터 첫 달 렌트비와 보증금(렌트비의 반)을 받고 달아나는 사기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요즘 같은 경우는 렌트비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2) 주인을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집주인들에게 매년 발부되는 재산서 납부고지서(Property Tax Bill)나 상하수도 요금 고지서(Utility Bill) 같은 것을 보여 달라고 해서 그 고지서에 있는 이름과 집주인의 운전 면허증 같은 신분증 상의 이름이 같은 지 확인하시면 됩니다. 

 

만일 새로 분양받은 콘도나 타운하우스를 렌트하게 된다면 집주인의 신분증과 분양계약서 또는 건설사와의 전매 계약서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3) 계약은 BC주정부 표준 계약서에 따라 하게 되는데 현금거래보다는 이메일, 체크등을 이용해서 기록이 남도록 합니다. 시세보다 너무 저렴한 경우에는 의심을 한번 해 보세요.

 

그리고 만일  집주인이 세입자의 신용정보를 위해 SIN번호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절대 알려주지 마시기 바랍니다. 특히, SIN 번호는 취업하시게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대 타인에게 알려주시는 번호가 아닙니다. 

 

4) 마지막으로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집주인의 비상 연락처등을 받아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위의 내용들은 대부분 개인 대 개인으로 렌트를 얻는 경우입니다. 제 경험에 비춰보면 처음 정착하시는 동안에는 임대 전용 회사에서 운영하는 곳을 이용하시는 것이 훨씬 신경도 덜 쓰이고 렌트비만 정확하게 내시면 원하는 만큼 지낼 수 있습니다.

 

혹시 나중에 이사를 가게 되더라도 좋은 레퍼런스를 받을 수도 있으니 매니저등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네트워크가 없는 상황에서는 직장에 취업할 때도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캐나다는 신용 사회이기 때문에 현금보다 신용을 쌓아두는 것이 정착이나 취업 등에 도움이 된답니다. 

 

요즘은 새로 지은 임대전용 아파트가 많이 있어서 환경도 깨끗하고 대중교통과 가까운 곳을 구하기가 쉽습니다. 개인 소유의 집보다는 상대적으로 임대료도 저렴한 편이죠. 법적으로 인상할 수 있는 임대료의 폭도 법으로 정해져 있어서 개인에게 세 들어 사는 것보다는 합리적이고 분쟁의 소지도 거의 없어 고려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 글이 조금이나마 낯선 땅에 정착하시는데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