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로 만들면 더 맛있는 설날 김치만두.

설날에는 떡국도 먹지만 겨울 내내 먹었던 묵은지가 되어버린 김장김치로 만두를 만들어 먹기도 하죠. 이북이 고향이신 저희 시어머님이 만들어 주셨던 담백해서 질리지 않는 김치만두 만드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요즘에는 김장을 담그는 집이 드물죠. 쌀 소비가 줄어든 만큼 김치 역시 덜 먹는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워낙 물가도 비싸고 만두까지 해 먹을 김치가 어디 있냐고 하겠지만 묵은지가 아니어도 자투리 김치로 얼마든지 김치만두 정도는 만들어 먹을 수 있답니다.

김치만둣국 사진

묵은지가 갖고 있는 독특한 풍미가 그립기는 하지만 오늘은 잘 익은 신김치를 가지고 맛있게 김치만두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만두 만들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답니다.

 

준비할 재료: 신김치 한 그릇(보통 국그릇정도), 만두용 두부 1팩, 간돼지고기 300g, 숙주 반봉지,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소금 1/2작은술, 고춧가루 2큰술, 후추 약간, 왕만두피 1팩, 참기름 약간, 육수(만둣국을 만들 경우) 

 

만드는 방법

1. 준비한 김치를 국물을 따라내고 잘게 다집니다. 너무 다지면 식감이 없어지니까 적당히 다집니다. 제가 김치만두를 만들어 먹는 이유가 파는 김치만두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김치의 식감 때문입니다.

2. 만일 김치 소가 있는 김장김치라면 소를 잘 털어내고 다지세요. 무에서 나오는 수분으로 만두소가 질어진답니다.

3. 적당히 다져진 김치를 면보자기에 싸서 물기를 짜줍니다. 많이 짤 수록 좋기는 하지만 너무 짜버리면 김치본래의 맛이 없어집니다.

4. 숙주를 데쳐서 물기를 꼭 짜고 잘게 다지듯 썰어 줍니다.(숙주는 안 넣어도 되지만 식감이 좋죠.)

5. 그릇에 으깬 만두용 두부와 잘게 썬 숙주, 간돼지고기를 함께 넣고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생강 1작은술, 소금 1/2작은술과 후추를 살짝 넣고 잘 섞어줍니다.(저는 좀 싱겁게 먹습니다.)

6. 5의 재료들에 물기를 짠 김치도 함께 넣어 서로 잘 섞이도록 합니다.

7. 만일 물기가 생겨 질어진다면 고춧가루를 분량보다 조금 더 넣어 물기를 빨아들이도록 합니다.

8. 반죽 맨 마지막에 참기름을 살짝 떨어뜨리면 맛있는 만두소가 완성됩니다.

김치만두 속재료 사진

9. 구입한 왕만두피에 준비된 만두소를 넣고 예쁘게 만두를 빚으세요.

직접 만든 김치만두 사진

10. 찜통에 찌거나 육수에 파, 마늘, 국간장, 소금등으로 간을 하고 만둣국을 끓여 드셔도 일품입니다. 

 

저희 시어머님은 만두피를 직접 반죽해서 시중에서는 볼 수없을 만큼 크게 만두를 빚으셨답니다. 이북식 만두는 크게 빚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시더군요. 사실 직접 만드는 만두피가 쫄깃하고 맛도 더 있죠.

 

해가 갈수록 한국에서도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거나 차례를 지내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괜히 서운한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의 명절 나기가 주방에 일이 많아 힘들기는 했었는데 막상 캐나다에 나와서 살다 보니 명절 때가 되면 문득문득 그때가 그립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한국에서 먹었던 음식들을 더 자주 만들어 먹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만두 같은 경우는 가족들이 모여 앉아 함께 만들기 좋은 음식이기도 하죠. 아쉽게도 이번 겨울에는 묵은지는 없지만 가족들이 좋아하는 저희 시어머니표 김치만두를  만들어 먹으려고 합니다. 돼지고기가 들어갔어도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서 자꾸 먹게 되는 김치만두 한번 만들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