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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어컨 실외기 설치장소 - 상식적인 곳에!
    일상 2022. 7. 10. 04:42

    내가 매일 밥 먹고 가족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곳 바로 옆 창문을 마주해서 설치된 옆집의 에어컨 실외기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높이까지 창문과 거의 비슷해서 실외기가 작동하면 소음과 기기에서 나오는 열로 인해 저희 집은 여름에도 창문을 열 수 없게 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아주 상식적이지 못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우리집 창문 밖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모습

    캐나다는 동부의 여름과 서부의 여름이 많이 다릅니다. 동부는 여름이 습하고 고온이라 거의 대부분의 집들이 에어컨이 빌트인이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서부는 여름이 건조하고 습하지 않아 그늘에 들어서면 시원한 날씨라서 에어컨이 없는 집들이 더 많았습니다. 아직도 간혹 에어컨이 없는 중고차들도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서부의 날씨가 기후변화의 영향 때문인지 급격하게 더워지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에는 체감온도가 45도 가까이 올라가는 폭염이었습니다. 때문에 올해는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에어컨 설치를 하는 통에 에어컨이 동이 날 정도가 되었습니다. 건축법도 바뀌어 에어컨 설치를 의무화하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문제는 바로 저희 옆집이 에어컨을 설치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집은 타운하우스라서 두 가구 혹은 서너 가구씩 붙어 있습니다. 일반 하우스와 달리 주변 공간이 넓은 편이 아닙니다. 그러나 30년 정도 된 타운하우스이기 때문에 요즘에 짓는 타운하우스보다는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 

     

    어느 날, 식탁에 마주 한 창문 앞에 늘 보이던 작은 나무 한그루가 뽑혀 나가더니 며칠 후 에어컨 실외기를 다는 공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실외기 공사를 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2미터 정도)에 그것도 저희 집 창 쪽에 정면으로 향하게 설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이더군요.

    그날로 바로 스트라타에 항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일반 벽도 아니고 매일 열고 닫고 하는 창문 앞에 이런 기기를 설치하도록 허가를 한 사실에 몹시 화가 났고 창문이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옆집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옆집을 찾아가 항의하고 싶었지만 옳지 않은 방법이기 때문에 최대한 냉정하게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한국의 관리사무소와 비슷한 성격의 스트라타라는 것에 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타운하우스에는 전반적인 외부시설들을 관리해 주는 스트라타가 있습니다. 스트라타와 함께 주민들 대표가 타운하우스 생활에 필요한 사항들 예를 들어 구조물 설치, 정원관리, 도로정비, 주민들의 쾌적한 공동생활, 주차, 소음관리 등등을 생활에 서로 불편이 없도록 회의하고 결정해서 관리비 집행을 하는 스트라타 카운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곳에 주민들 간의 분쟁이나 이웃에 불편한 사항들을 신고하면 해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때 해결하는 기준은 바이로(By Law)라고 하는 규정에 따라서 합니다. 

     

    이 규정을 찾아보니 에어컨 설치 시 실외기 설치 장소는 발코니와 패티오에서 7미터 이상 떨어져야 하고 소음도 66 dbA 이어야 한다고 되어있습니다. 발코니와 패티오에서 그 정도의 거리를 두라고 규정한 것은 사람에게 해를 주지 않는 장소에 설치하라는 의미인데도 불구하고 문서상에 창문이라는 언급이 없고 저소음 기기라는 것만 가지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위치에 설치할 수 있는 허가를 준 카운실과 스트라타를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인종차별인가 싶기도 하고 별의별 생각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제 패밀리 닥터도 사진을 보고는 이건 당장 옮겨야 한다고 어이없어하더군요.  

     

    환기를 시키기 위해 하루에도 여러 번 여는 창문을 사용하지 못하니 재산상의 피해를 보고 있고 나중에 집을 매매하려고 해도 이 상태로라면 그 가치도 떨어질 것이 분명하며 건강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으니 적절한 다른 곳을 찾아 옮겨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매니저와의 여러 번에 걸친 이메일을 통해 한 달 뒤에 열리는 스트라타 회의에서 줌 미팅을 하자는 답변만을 받고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나중에 어떤 결론이 나던 그 내용을 업데이트해서 블로그에 올릴 생각입니다.

     

    비싼 전기료를 지불하고 에어컨을 설치해서라도 여름철을 시원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은 백번 이해합니다. 

    그러나 함께 사는 세상에서 자신의 만의 편의를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에어컨 실외기 설치 문제로 많은 분쟁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분쟁이 일어나는 원인 중의 하나가 상식적이지 못한 이기적인 행동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설치비가 조금 더 들더라도 최대한 타인에게 해가 가지 않는 방법을 찾아 설치해서 이웃 간에 얼굴 붉히는 일이 생기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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