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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 완료 후에 걸린 코로나 - 증세와 자가 격리, 간호와 회복 그리고 가족들을 위한 예방법.정보 2022. 8. 17. 05:10
이십 대 중반 딸이 코로나에 걸렸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무사히 잘 피해 다녔는데 최근에 걸리고 말았죠. 예방접종도 세 번 다 완료한 상태였기 때문에 당황스러웠습니다. 제 딸의 증세와 자가격리 방법, 간호와 회복과정을 공유합니다. 또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가족을 위해 했던 소독이나 예방방법도 알려 드립니다.
제 딸은 평범한 직장인이고 꼼꼼한 성격이라 직장 안에서는 물론이고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늘 마스크를 썼고 항상 손소독제를 차에 가지고 다니며 사용했습니다. 예방주사도 3차까지 다 맞았고 주변에 코로나로 고생한 사람들이 없었죠. 그러던 중에 세미나를 참가할 일이 생겼습니다. 저녁식사까지 포함된 세미나였죠. 문제는 늘 썼던 마스크를 그날 쓰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요즘 들어 마스크 사용이 좀 자유로워졌고 참가자들이 모두 쓰지 않는 분위기라 조금 찜찜했지만 자신도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세미나 참석 이틀 후부터 목이 조금씩 아프다고 하더군요. 평소에도 목감기가 잘 걸리는 편이라 대수롭지 않게 목감기 약을 먹었습니다. 3일째 되는 날부터는 열도 조금씩 나고 그다음 날에는 몸살처럼 온몸이 아프다고 하더군요. 아차 싶었습니다. 비상용으로 월마트 약국에서 받아 두었던 안티젠 자가진단 키트가 생각났습니다. 참고로 캐나다에서는 월마트 약국이나 다른 일반 약국 등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아주 선명하게 두 줄이 나오더군요. 바로 직장에 연락하고 세미나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알리고 가족들 모두 검사를 했습니다. 다행히도 다른 가족들은 모두 음성이 나왔고 양성이 나온 딸은 지루하고 고독한 자가격리 생활에 들어갔습니다.
1. 자가 격리 1일째
본격적으로 39도를 넘나드는 고열과 전신통증과 인후통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체온계와 타이레놀, 목감기약, 생수와 마스크를 방에 넣어주고 수시로 본인이 체온을 재고 타이레놀을 먹도록 했습니다. 전염의 위험 때문에 가까이서 돌보지 못한 채로 아픈 사람이 스스로 본인을 돌봐야 하는 것이 마음이 아프더군요. 고열 때문인지 식사는 거의 못하고 물과 차와 부드러운 빵 정도만 먹고 계속 잠을 자기만 했습니다.
2. 자가격리 2일째
열은 조금 내렸지만 첫 날 보다 심하게 찢어질 듯한 목의 통증이 있었습니다. 마스크도 매일 바꿔서 썼고 방문 앞에 놓아둔 식사를 들여놓을 때와 화장실을 사용할 때도 계속 썼습니다. 다행히 화장실을 혼자 사용할 수 있었고 항상 화장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습니다. 더 다행인 것은 폭염이 지나가고 난 직후라 방안의 환기를 위해 늘 창문을 열어 놓고 생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3. 자가격리 3일째
열이 거의 내렸고 목의 통증은 계속되었습니다. 식사도 정상적인 일반 식사를 해서 마음이 조금 놓였는데 오후부터 다시 몸살 기운에 힘들어해서 타이레놀을 복용했습니다.
4. 자가격리 4일째
증세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목의 통증도 조금 나아졌고 몸살 기운도 사라졌는데 한 가지 증상이 더 생겨났습니다. 음식의 냄새는 맡을 수 있는데 맛을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미각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도 열과 몸살기도 없고 기침을 조금씩 하기는 했지만 눈빛이 조금은 생기가 있어 보였습니다. 혹시나 해서 검사 키트로 다시 검사를 해봤는데 여전히 양성이 나왔습니다.
5. 자가격리 5일째
목 통증이 거의 사라지고 기침만 조금씩 했고 몸살기나 열도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몸이 아프고 열이 날 때는 타이레놀 먹고 자면 됐었지만 몸이 회복이 되고 나니 심리적으로 갇힌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걸 힘들어하더군요. 다시 한번 검사에 도전! 그래도 양성이 나오더군요. 자가격리는 계속!
6. 자가격리 6일째
식사도 잘하고 기침 말고는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도 답답해해서 아침을 같이 먹기로 하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검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양성! 눈빛도 똘똘해졌는데 저도 괜히 속상했습니다. 너무 나가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회복되는 속도가 스스로 느껴질 정도로 좋아지고 있다고 하니 저녁 무렵에 다시 한번 검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다시 검사! 결과가 애매하기는 했지만 검사 키트의 C와 T 두 줄 중에 T 쪽의 줄이 아주 희미하게 나왔습니다. 가족회의를 해서 격리를 반만 해제하기로 하고 저녁식사는 멀리 떨어져서 얼굴만 보고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무척 좋아하더군요.^^
7. 자가격리 7일째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검사를 해보니 선명하게 한 줄이 나왔습니다. 음성 판정! 딸아이는 쌓인 일 때문에 바로 출근을 했습니다. 저는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을 끼고 방에 들어가 이불과 베개, 침대 시트까지 모두 벗겨내서 세탁하고 청소는 물론 일회용 라이솔 소독용 물티슈로 방안의 모든 곳을 닦았습니다.
8. 현재 상태
모두 정상적으로 돌아왔지만 가끔 기침을 하기도 하고 입맛이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가벼운 후유증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시간이 좀 지나면 미각도 돌아오리라 믿습니다. 보통 미각이 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코로나 자가 격리를 하는 동안 격리된 환자도 고통스럽지만 일상생활을 하는 가족들에게 전염이 될까 굉장히 신경이 쓰였습니다. 식사를 방안에 들일 때도 최소한으로 방문을 열고 먹고 난 식기를 가져갈 때도 방에서 내놓고 시간이 경과한 후에 가져다가 따로 설거지하고 매번 끓는 물에 소독을 했습니다. 방문 고리와 딸애가 쓰는 화장실도 매번 라이솔 티슈로 닦았고 음성 판정 후에는 칫솔과 구강용품을 모두 버렸습니다. 현재까지 다른 식구들에게서 아무 증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아 다행입니다.
사실 딸애가 검사 키트로 검사할 때까지도 아무도 코로나라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모두 무방비 상태로 있었습니다. 한 차에 타고 다니기도 했으니까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참 그렇습니다. 막상 양성이 나온 키트를 보는 순간 모두 입을 가리고 딸애를 졸지에 중환자 취급을 하게 되다니... 1분 전까지도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다가. 심하게 고생하셨거나 끝내 사망하신 분들에 비하면 가벼운 해프닝 정도로 마무리되어서 감사한 일이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코로나로 인해 상처받고 힘든 상황을 겪으신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딸애의 경우 증세가 더 심해졌더라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겠지만 젊고 또 예방주사를 맞아서인지 견딜만한 상태였고 호흡하는데 어려움이 없어서 자가격리만으로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격리 중이라고 해도 딸애와 화상 통화도 하고 문자를 주고받으며 소통할 수 있었지만 병원에 입원해 계셨거나 연로해서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고령의 분들은 참 많이 외로운 시간을 보내셨을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 병원에서 일하시는 간호사 분들과 의사분들의 고생도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저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해서 안심하지 마시고 평소에 지키셨던 예방수칙대로 마스크도 잘 쓰시고 특히, 내 동선에 있지 않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특히 더 예방에 신경을 쓰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내가 조금 건강에 취약하다면 남들 의식하지 말고 마스크도 항상 챙기고 지금껏 해왔던 개인위생을 생활 속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 나도 위하고 모두를 위할 수 있는 작은 배려라는 생각이 들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부디 코로나로 인해 일상이 무너지거나 고통받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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