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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영화 '한산' - 오랜만의 극장 나들이, 그러나 아쉬움 가득!
    일상 2022. 9. 5. 04:35

    캐나다에서 한국영화를 볼 때면 왠지 모를 애틋한 마음이 들곤 합니다. 코로나 규제 완화로 극장 관람이 가능해졌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할 것 같아 망설이고 있던 차에 '한산' 이라는 영화를 가족들과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2시간 넘게 마스크까지 하고 앉아서 봐야 할 만큼의 영화는 아니더군요.  

    캐나다 영화관 모습

    우선 이 글은 영화를 스포일 하기 위해서 쓰는 글도 아니고 특정 배우를 비하하기 위해서 쓰는 글도 아니라는 것을 밝힙니다. 사실 저는 영화를 한 번 보고 줄거리를 꿸 수 있을 만큼 기억력이 좋지 않습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애국심에 박수까지 치는 아재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역시 영화는 입소문이 가요?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에 그런 반응을 유도해 낼 수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왜 제가 본 날은 아무도 반응이 없었던 걸까요?

     

    극장에서 돌아와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제 나름의 평을 써 보자면 이렇습니다. 우선 너무 많이 알려진 역사적 인물에 대한 식상함을 피하려면 스토리가 좀 더 촘촘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적장의 장수에 대한 일본군의 심리적 움직임에 대한 설득력도 너무 어린아이 수준이었던 것이 이 영화의 무게를 떨어뜨리는 작은 역할을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전장의 통솔자로서 부하의 죽음을 그냥 바라보고 있다면 그  장수는 이미 장수가 아닙니다. 또 그 모습을 목격한 적군의 부하가 단지 이 장면 하나로 적군의 장군에게 목숨을 바치기로 결심한다는 스토리는 너무 단순합니다. 요즘 관객들의 수준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건가 싶습니다. 많이 아쉽더군요.

     

    적장의 술시중을 들면서 중요한 첩보를 빼내는 역할을 했던 여배우도 그 역할과는 좀 이질감이 있어 보였습니다. 평소에 그 배우가 출연했었던 영화들을 여러 편 보았는데 모두 잘 어울리고 연기도 훌륭한 배우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배우가 갖고 있는 본래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몰입도가 떨어지더군요. 나름 변신을 시도했던 역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제 개인 적인 생각으로는 모든 배우가 모든 역할을 다 소화해 내려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배우 만의 개성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부분에 더 공을 들이는 것도 좋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영화를 보는 관람객의 입장에서는 이 말 저말 하기는 쉽습니다. 촬영 현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영화 한 편을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고민과 열정이 들어가야 하는지 모릅니다. 모르니까 냉정한 입장에서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삶을 이야기하자면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영화는 현실의 삶이 아니니 더욱 결과가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용을 지불하고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에게 그에 합당한 재미와 몰입의 즐거움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죠. 

     

    모두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세상에 의미 없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법입니다. 단지 그 결과물에 대한 반응이 기대했던 것만큼 못할 수도 있고 혹은 그 기대 이상으로 좋을 수도 있고 또는 너무 과장되게 부풀려지기도 하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 중의 하나인 제가 쓴 글에 마음 상해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그래도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들과 영화 만드는 분들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한국영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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