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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과 슬기롭게 공존하는 방법찾기일상 2022. 9. 1. 05:23
세상은 계속 변하죠. 요즘은 좋고 나쁨을 가를 수 없을 만큼 다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아 당황스럽습니다. 집에 있는 두 밀레니얼들과 공존하는 일 역시 힘에 부칩니다. 슬기롭게 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은 없을까?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함께 그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엄마 말 들으면 손해 나는 거 없어. 엄마 말 맞을 때 많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큰 애가 세 살 터울 동생에게 가끔 하던 말입니다. 듣는 저, 엄마는 뿌듯했죠. 아이들에게 제 말이 먹힌다는 사실이. 하지만 이제는 그리운 추억 속의 말이 되어버렸죠. 아마도 제 말을 들었다가 많이 손해를 본 그 무엇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긴 합니다. 푼푼이 모은 돈으로 주식을 사겠노라 했을 때도 저는 제동을 걸었고 코인에 투자하겠다고 했을 때는 더욱 손사래를 쳤으니까요. 아마도 주변에 절묘한 타이밍에 투자해서 운 좋게 종잣돈을 불린 친구들도 분명 있었을 겁니다. 엄마가 얼마나 원망스럽고 과감하게 행동하지 못했던 자신을 탓했겠습니까. 그다음부터는 저와 제 남편은 아이들의 대화에서 빙글빙글 겉돌기 시작했습니다.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동안 거의 손을 놓고 있었던 책 읽기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트렌드를 알아야, 그 트렌드가 제 기준에 옳던 그르던 무조건 알아야 저도 살고 아이들과도 함께 공존할 수 있을 것 같았죠. 돈에 관한 책, 경제에 관한 책, 인간관계에 관한 책,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책, 시간 관리하는 책, sns를 이용한 마케팅 책, 진정한 휴식과 일이란 어떤 것인지 새롭게 조명한 책 등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다 보니 요즘 밀레니얼 세대들의 생각과 고충과 방황이 이해가 되더군요. 물론 유레카처럼 한줄기 빛이 번개처럼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을 열고 그들을 바라보게 되었죠. 다양한 돈 버는 방법, 종잣돈을 자산으로 불리는 재테크 방법, 워라밸, 경제적 자유, 파이어족, 시간 관리하는 방법까지 알아야 할 것들, 알고 싶은 것들이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 홍수 속에서 방향을 잡기 위한 그들의 몸부림, 부모보다 못 사는 세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경제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돈'과 '인생'에 대한 철학적 접근 없이 소위 말하는 '경제적 자유'라는 것을 얻기 위해, '부자'가 되기 위해 성급하게 자신을 채찍질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젊은 나이에 이미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다는 이야기가 사실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 숨은 그들의 노력과 노력한 자들이 만날 수 있는 '운'이라는 것이 있었음을 놓치고 모두들 이리저리 쏠리기만 하는 모습이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많은 젊은이들이 더 이상 전통적인 직장이라는 울타리에 갇혀있지 않아도 혼자서 온라인상에서 사업을 하고 그 사업을 통해서 새로운 공동체가 만들어지고 힘을 갖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충분히 세상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럭키 드로우'(드로우 앤드류 지음)라는 책을 쓴 젊은 작가 겸 유명 유튜버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러 번 실패도 했고 그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고 포기하지 않았고 끊임없이 자기를 믿었고 믿은 만큼 노력했고 스스로를 표현할 줄 아는 용기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없습니다. ^^)
이 책을 읽고 나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기술적인 것보다는 '감각'을 키우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남는 방법이라는 것. 그 감각으로 나 만의 것, 대체될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 나를 브랜딩 하는 방법을 찾아내서 나를 홍보하고 타인으로부터 신뢰를 쌓고 서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삶이 밀레니얼들이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라는 것. 신선한 충격이랄까요. 정말 저 같은 베이비부머에게도 자극이 되더군요. 좋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준 열린 마음의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새롭고 창의적인 일들이 많은 세상에서 젊음을 태우고 있는 밀레니얼들에게 그야말로 무사안일주의에서 살았던 저희 같은 부모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을 하게 됩니다. 일단 유연한 마음으로 이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변하지 않고 이어지는 세상의 가치를 이 세대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전해 주는 것이 가능해지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가족보다는 개인적인 삶에 더 비중을 두는 이들을 이기적이라 비난하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가족을 위한 희생 같은 것은 이미 이들에게는 아무런 가치를 얻지 못합니다. 내가 우선 행복해야 주변을 돌볼 수 있다는 생각, 내 존재의 가치를 발휘하는 것에 삶의 의미를 두는 것이 바로 요즘 밀레니얼들입니다.
그러니 이들과 함께 잘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스스로의 삶을 통제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인정하고 이를 폭넓게 수용할 사회적 분위기와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 같은 부모세대들은 새로운 물결의 거친 거친 파도와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는 이들이 '방향'을 잃지 않도록 손을 잡아주고 다독여야 하겠습니다. 변화하는 세상에 유연하게' 꼰대 '아닌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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