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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김치 실패해도 깍두기는 성공하는 방법레시피 2022. 10. 20. 12:38
저는 배추김치는 자신이 없습니다. 절이는 과정을 성공해 본 적이 없죠.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 깍두기 만들기에 도전을 해 보았습니다. 성공했죠. 저의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깍두기 담그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깍두기는 계절에 관계없이 담가 먹을 수 있는 유산균의 보고입니다. 그래도 단맛과 수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은 가을 무죠. 가을 무는 그냥 깎아 먹어도 맛있을 만큼 당도를 가지고 있어서 먹다 보면 나중에 속이 쓰리기도 하답니다. 아마도 소화를 도와주는 성분이 많아서 일 겁니다. 자연히 식탁에 매일 오를 수 있는 잘 익은 깍두기가 있다면 소화불량에 걸릴 염려는 없겠죠. 이외에도 무는 가래와 기침에도 좋은 성분이 있고 겨울철에 많이 필요한 비타민C도 풍부하답니다. 그럼 만들어 보겠습니다.
재료: 중간 크기 3~4개 정도, 양파 반개, 마늘 10~15알 정도, 생강 3알(마늘 크기로), 찬밥 1큰술(듬뿍), 새우젓 1큰술(젓갈이 싫으면 생략), 멸치액젓 5큰술, 꽃소금 4큰술, 매실액 2큰술(설탕 대신이며 없으면 설탕 1큰술), 고춧가루 2/3 공기(밥공기), 사이다
만드는 방법
1. 깨끗이 씻어서 물기가 없는 무를 준비합니다. 무를 고를 때는 울퉁불퉁하지 않은 매끈한 것이 좋으며 무청이 싱싱한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무청이 달려있는 무를 보기 힘들죠. 그럴 때는 무청을 잘라낸 곳이 마르지 않고 싱싱한 것을 고르면 됩니다.
2. 무는 한입 크기보다 크게 써는 것이 나중에 빨리 무르지 않고 단맛도 덜 빠집니다. 설렁탕 집의 깍두기처럼 크게 썰어도 상관없습니다. 절이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면 작아지니까 조금 크다 싶게 썹니다.
3. 무가 모두 들어가는 넓은 그릇에 무와 꽃소금(천일염 말고)을 넣고 잘 섞어줍니다. 한 30분 정도 두었다가 여기에 사이다를 무가 잠길 정도로 붓고 1시간 정도 절입니다.
4. 무에 힘이 없어지면 잘 절여진 겁니다. 물로 씻지 말고 그대로 바구니에 쏟아 물기가 빠지도록 둡니다. 절대 씻지 마세요. 그러니까 처음에 무를 깔끔하게 씻으세요. 껍질에 영양분이 많으니까 껍질을 되도록 벗기지 마시고요.
5. 물이 빠지는 동안 양념을 준비합니다. 믹서기나 작은 주스 믹서기 같은 것을 이용해서 찬밥, 마늘, 생강, 양파 반개, 새우젓을 넣고 무를 절여낸 사이다 물을 반 컵 정도 (믹서기가 돌아갈 정도)만 넣고 갈아주세요. 젊은 분들은 밥을 넣는 것이 조금 낯설 수도 있겠지만 밥을 갈아서 넣는 것이 감칠맛도 나고 유산균이 잘 생겨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답니다. 밥알은 삭아서 없어지니 걱정하지 마세요.
6. 물이 빠진 깍두기 무에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려 줍니다. 이렇게 해야 무에 색이 곱게 들기는 하는데 사실 나중에 익고 나서 먹을 때 보면 별로 효과는 없더군요. 제가 고춧가루 아끼느라 덜 넣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만일 아주 빨간 깍두기를 원하시면 맨 나중에 다 버무리고 난 뒤에 고춧가루를 더 넣어서 수분을 없애주면 고춧가루 범벅 이 된 깍두기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7. 고춧가루 물을 들인 깍두기 무에 갈아놓은 양념을 넣고 매실액 2큰술, 멸치액젓 5큰술을 넣고 버무리세요. 간을 보고 싱거우면 소금과 액젓을 넣어가며 맞춥니다. 처음 조금 짠듯해야 나중에 간이 맞습니다.
8. 깍두기는 생각보다 익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냥 드셔도 맛있지만 이왕이면 익혀서 드세요. 익히면 유산균이 많이 생겨서 영양분도 더 많아집니다.
9. 한 번에 많이 담그지 말고 조금씩 담가 드셔야 무르지 않은 깍두기를 드실 수 있습니다.
10. 만일 깍두기가 물러버렸다면 버리지 말고 김치찌개에 넣어보세요. 찌개 국물도 시원하게 하고 별미가 됩니다.
저는 깍두기를 보면 생각나는 선생님이 있습니다. 예전에 캐나다에 처음 이민 와서 영어를 배우러 다니던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인도분이었는데 한국을 무척 좋아하는 분이었습니다. 그분이 자기는 김치보다 깍두기가 참 맛있다고 하던 말이 생각납니다. 냄새가 외국인에게는 힘들었을 텐데도 맛있다고 하는 걸 보면 정말 맛있었던 모양입니다.
한국은 점점 가을이 짧아지고 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점점 김장김치 담그는 가정들이 줄어든다고 하지요. 하지만 김치처럼 번거롭지 않고 성공하기 쉬운 깍두기 정도는 맛있고 영양 많은 가을 무로 꼭 담가서 드셔 보세요. 참고로 깍두기는 총각무로 담가도 맛있습니다. 건강한 겨울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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