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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평균의 삶 - 튀거나 처지거나.
    일상 2022. 11. 29. 05:00

    요즘은 중간이 없다. 스스로의 삶을 평균적이라고 말하고 싶어도 그 평균값을 낼 수 없을 만큼 너무도 다양하고 개성 강한 시대다. 톡톡 튀어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던가 아니면 처지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나는 베이비 부머 세대다. 이제 한 물 간 세대다. 그렇지만 죽기 전까지는 MZ세대들과 소통하며 살아야 한다. 우리들은 어디 가서 중간만 하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 다시 말하면 튀지 말고 살아야 편안하다는 소리다. 여럿이 모여 주제를 놓고 이야기할 때도 잘 모르겠으면 입 다물고 있어도 중간은 됐다. 오히려 시대를 앞서가는 의견이나 기발한 발상을 들고 나오는 사람들은 내쳐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요즘은 개성이 없으면 중간은 고사하고 존재감마저 사라진다. 어느 날 갑자기 DNA가 뒤집어져서 모든 MZ세대들이 톡톡 튀는 개성파들로 태어났을 거라는 생각은 안 한다. 한창 유행했던 MBTI 테스트를 한 번쯤은 다 해봤을 것 같다. 그렇다. 다양한 사람들이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공존하고 있다. 

     

    예전과 다르게 이제는 개성 강한 사람들이 그야말로 '추앙'받는 시대가 되었다. 좋은 일이다. 획일성이 미덕처럼 여겨지던 그 답답한 한국사회가 숨통 트이는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개성파들은 날개를 달고 날아다닌다. 반면에 그야말로 '보통'의 젊은 이들, 우리 세대의 중간만 하며 살던 그런 성향의 젊은이들은 힘들어한다. 원해서라기 보다는 어쩔 수 없이 튀어야 하고 그러지 못할 때 갖지 않아도 되는 자괴감에 힘들어하는 것 같다. 그 때문에 '자기 계발서'라는 책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자기 계발서라는 책들을 읽어보면 나는 세상 형편없는 사람이고 채찍질당해야 하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한물 간 나도 그렇게 느껴지는데 젊은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안쓰러운 생각마저 든다. 하루를 분단위로 쪼개 살면서 빡빡한 일정 속에 가둬두고 숨통을 조인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튀는 사람이 한 시대를 변화시키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모두 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도 소리를 크게 내지 않을 뿐 개성도 있고 자신 만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튀는 개성 만이 아닌 개개인이 타고난 기질대로 마음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우리 집의 아이들도 MZ세대들이다. 가끔 이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다. 우리들, 그러니까 베이비 부머들이 젊었을 때인 1980~90년대에 살았다면 참 재미있었겠다는 말을 한다. 왜 이 말이 나는 마음이 아플까. 너무 치열하고 빡빡하고 낭만이 없는 요즘이 얼마나 힘이 들고 재미가 없으면 이런 생각을 할까 싶다. 

     

    평균이 없어도 좋다. 평균값이라는 것은 어쩌면 몰개성을 가져올 수도 있다. 사라져 가는 것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대신 튀지 않아도 존중받는 개성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튀지 않는다고 처질 필요는 더욱 없다. 내 삶을 나만의 방식으로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살아낼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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