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된 차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 - 그 대처법.

자동차 사고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사고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정상적인 주차자리에 주차요금까지 내고 잘 세워 두었던 차가 돌아와 보니 박살이 나 있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이런 황당한 경우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 두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운전석이 박살 난 아들의 차

사고가 난 차는 바로 제 아들의 차입니다. 차를 주차했던 곳은 식당과 작은 마트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도로변이었다고 합니다. 밴쿠버처럼 좁은 곳은 이렇게 도로변에 요금을 내고 주차를 하도록 합니다. 저녁식사 후에 버블티를 사러 잠깐 들어갔다가 나와 보니 멀리 주차해놓은 자기 차 주변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고 합니다. 급히 가 보니 차의 운전석 쪽이 박살이 나 있더랍니다.  차 옆에는 쓰레기 수거차를 운전하는 또래의 남자가 손을 부들부들 떨며 서 있었고요. 다행히 뺑소니는 아니었습니다.

 

불행히도 아들의 차가 주차되었던 곳이  ' T' 자 모양의 도로였고 약간의 경사가 있는 도로였다고 합니다. 이때 마침  쓰레기 수거 차가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아들 차의 운전석을 자신의 차 뒷부분으로 받아버린 것입니다. 이 도로는 차들도 많이 다니고 행인들도 많이 다니는 곳인데 정말 다행히도 그 차가 밀려 내려오는 순간에는 도로에 차가 없었고 인도를 걷고 있던 사람들은(나중에 데쉬 캠으로 본 것입니다) 아들의 차가 막아주는 상황이었습니다. 조금 일찍 아들이 돌아와서 차를 타고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너무도 끔찍했습니다.

 

이렇게 사고를 당한 경우 우선은 사고를 낸 운전자의 면허증을 사진 찍어놓고 이 광경을 목격한 주변 사람들에게 증인이 되어 줄 것을 부탁하고 연락처를 받아 두어야 합니다. 제 아들 같은 경우는 백 퍼센트 상대방의 잘못이기는 하지만 양쪽 과실을 가려야 할 경우라면 두 차 모두의 사진을 잘 찍어 두어야 합니다. 

만일 사고를 낸 차가 도주를 하였거나 사라져 버린 경우 뺑소니(Hit & Run)로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ICBC로 사고 신고를 하고 견인차를 부릅니다. 견인차가 오면 연락처를 받아두고 차를 보냅니다.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것이 전부입니다.  (참고로 ICBC는 비씨 주의 보험공사를 말합니다.)

 

그다음은 당장 차가 필요하니 렌터카 업체에 연락을 해서 차를 렌트하게 되는데 이때 렌트비용은 보험으로 처리되고 견인차 비용과 사고차 주차비 모두 ICBC보험으로 커버됩니다. 요즘은 인사사고가 아닌 경우에는 변호사의 의뢰를 할 수 없고 모두 ICBC의 결정에 따르게 된다고 합니다. ICBC는 차량의 파손 정도와 차량의 연식, 차종 등을 감안해서 수리비를 산정해서 폐차를 시킬 것인지 수리비를 줄 것인지 그 결과를 알려 줍니다.

만일 차를 리스해서 사용하고 있었다면 ICBC와 리스업체 간에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그 결과를 통보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리스 차량인 경우 리스업체에도 바로 연락을 주어야 합니다. 

 

제 아들의 사고 같은 경우는 쓰레기 수거차량 운전자의 과실이 백 퍼센트 인정이 되어 보험요율이 영향을 받지 않지만 양 쪽 과실인 경우 그다음 해 보험료가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일부러 일으킨 사고는 아니지만 가해자가 제 아들 또래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일요일 저녁에 일하는 것을 보면 초보자일 경우가 많을 텐데 이 일로 일자리를 잃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교통사고는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무서운 사고입니다. 누구나 언제든 당할 수 있고 누구나 의도치 않게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주차할 때도 사고의 가능성이 있는 도로인지 잘 살펴서 주차하고 항상 조심 운전을 해야겠습니다.